‘클럽’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각자의 삶의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가령 청소년들은‘돈가스클럽’이나‘팬클럽’을, 운동하는 사람은‘헬스클럽’을, 젊은 남녀들은‘나이트클럽’을 그리고 주부들은‘하나로 클럽’이 연상될 것이다.‘클럽’(club)은 취미나 친목, 오락 따위의 공통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한 모임이나 단체이지만, 한 때는 나이트클럽이 그 단어를 독점하다시피 한 때가 있었다.
이른 바‘사교장’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나이트클럽 외에도 친교와 사교의 공간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변천되어 왔다.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자유롭게 춤을 추면서 노는‘디스코장’이 있었고, 자유롭게 실력을 뽐내며 활개 쳤던‘롤러 스케이트장’도 있었으며, 방음 시설이 된 방에 모니터와 반주기를 설치해 놓고 화면에 나오는 가사를 보며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 놓은‘노래방’도 있다. 그 뿐이랴. 우리에게도 사교의 장을 달라하며 아우성하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을 위한‘콜라텍’도 있단다.
나이트클럽이 밤에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젊은 불나방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지만, 낮에는 뜻 모를 현수막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물이 최고로 좋은 곳.”사실 목사의 자녀로, 그것도 어머니 복중에서부터 꽉 죄여진 틀에 안겼는지 박혔는지 모를 삶을 살아온 나에게 막연하지만 어느 순간‘클럽’이란 곳이 궁금해졌다. 그렇다고 갈 용기도 나지 않았고, 갈 마음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그 물 좋은 곳에 가서 이 준수한 용모를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농담이다. 정말 농담이다. 정말 큰 이유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것과 더불어 그 클럽 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검정 양복에 시커먼 안경을 쓴 자들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숙원(宿願)은 아니더라도 잠시 젊은 날에 코끝을 스쳤던 소원 아닌 소원이 성취되었다. 클럽에 들어가 본 것이다. 참 물이 좋았다. 하루의 초장인 시간대였지만 분위기가 후끈했다. 그리고 나도 이내 그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그 클럽 이름은‘전라북도 지도자 홀리 클럽’이다.
훌륭하게 목회를 마무리하신 목사님들, 후학들을 위해 학문과 경건을 지도하시는 총장님과 교수님 그리고 교장 선생님들, 방송 선교의 막중한 책임을 다하시고 계시는 방송국장님들, 의술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인술을 펼치시는 병원장님과 의사들, 그 외에 사회 지도층에 계신 분들이‘지도자 홀리 클럽’을 결성하여 나라와 민족과 내 고장 그리고 섬기는 자리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이다. 주님의 거룩함을 몸에 담아 실천하며 성령 충만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삶의 자리에서 이행하는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한 달간 출입하게 된 것이다.
“여러 나라 가운데에서 더럽혀진 이름 곧 너희가 그들 가운데에서 더럽힌 나의 큰 이름을 내가 거룩하게 할지라 내가 그들의 눈 앞에서 너희로 말미암아 나의 거룩함을 나타내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을 여러 나라 사람이 알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겔 36:23)
마음 둘 곳 많아 바쁘신 분들이 시간과 공간과 믿음의 마음을 맞추어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따라 모여서 그런지 정말로 물이 좋았다. 분명코 그 클럽에서 외치는 기도와 찬송과 말씀이 온 땅을 적시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기 때문이다.
“ 기록되었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셨느니라”(벧전 1:16)
그런데 새삼스런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이미‘복음 클럽’회원으로 가입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클럽의 이름은‘교회’즉‘에클레시아’(ἐκκλεσία)이다. 신약 성경에서 교회를 가리켜 우선적으로 사용된 헬라어는‘에클레시아’로서,‘부르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원래 회중을 가리켰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신 회중이나 공동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따라서 여기서 핵심은 회중이 아닌, 하나님께서 그들을 함께 부르셨다는 사실이다.‘에클레시아’라는 단어는 신약에 114회 등장하지만, 복음서에는 단 3회만 등장한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교회를 세우셨기 때문이다.
에클레시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모든 족속, 인종, 문화로 구성된 우주적 교회라는 의미와, 예배, 가르침, 교제 사역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함께 모이는 성도의 그룹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개 교회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우주적으로 모든 교회가 연합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복음 클럽 활동을 왕성히 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고 많은 사람을 구원에 이르게 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딤후 4:2)
“길과 산울타리 가로 나가서 사람을 강권하여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눅 14:23)
그러므로 우리 주님께서 친히 십자가에 사인을 하시고 온 천하에 다니며 아름다운 회원의 의무를 다하라며 발급해 주신 복음 클럽 출입증이 장롱 속의 면허증과 같이 묵혀있게 해서는 안 된다. 부지런히 클럽회원들과 함께 기도로 하나님과 교통하며 거룩한 성도의 교제를 나누고, 찬송으로 함성을 질러대고, 봉사와 섬김으로 요란하게 흔들어 보자. 성령에 취해서 말이다. 그리고 얻은 활기로 활기차게 나가서 복음을 전하자. 우리는 복음 클럽 회원이니 말이다. 또 다시 클럽에 출입하기 위해서 나는 지금 말씀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그리고 아내의 클럽에도 따라 나서야겠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네게 부탁한 아름다운 것을 지키라”(딤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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