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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항변
임현희 2013-10-03 추천 0 댓글 0 조회 866

조국 광복절 기념 주일에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면서죽기 전에 통일이 되면 남과 북의 어린이들을 모아 판문점에서 직접 지휘하며 목매이게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늘 말씀해 오셨던 안병원 선생님의 통일 노래를 불러보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그 날 밤, 남북한의 복음 통일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려는데, 이 근동에 있는 매미란 매미들이 다 모인 양 울음소리가 유난히도 요란하게 들려온다. 그도 그럴 것이 어찌나 더운지 공기가 유통할 수 있는 문들은 모두 다 열어놓았기 때문 일게다. 소리의 고저와 장단이 다른 것으로 봐서 참매미, 말매미, 도시매미, 시골매미 그리고 중소도시매미와 속상한 매미 할 것 없이 다 모인 것 같았다. 이렇게 한꺼번에 떼거리로 몰려와서 울어대니 정신이 산란해지고 잠자리가 뒤숭숭해짐에 문득 한국전쟁 때 중공군의 전술 중의 하나였던인해전술(人海戰術)’이 생각이 난다. 인해 전술은무기나 전술보다 인력의 수적인 우세로 적을 압도하는 전술을 말한다. 모택동이적이 10만발의 총탄을 가지고 있다면, 10만과 하나의 병사를 보내야 승리 한다고 말했다지만, 그들의 전술은 무턱대고 거센 해일과 같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람만 많이 내 보낸 무식한 물량 빨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수적 우세를 가지고 앞만 보고 달려 나오는 전술이 아니라 그 속에는큰 자루 전법교란작전이 섞여 있었다고 한다. 큰 자루 전법은 마치 뱀이 입을 벌린 듯 한 형상으로, 포위한 뒤 적을 각개 격파하는 전법으로, 한쪽은 앞에서 밀고 다른 한 쪽은 우회하여 뒤에서 밀고 올라와 삼키는 전법을 일컫는다. 이 때 사용하는 전쟁용 무기 외의 또 다른 무기는 많은 사람을 활용하는 인해전술과, 야습을 가하면서 꽹과리와 징, 나팔을 여기저기서 불며 진군함으로 상대방을 교란하게 만드는 전술이 가미되었던 것이다.

 

  이스라엘의 최고 사령관이신 하나님께서도 기드온 장수에게 군사의 수를 삼백 명으로 줄이게 하시며 독특한 전술을 활용하게 하셨다. 군사를 세 대로 나누어 각 손에 나팔과 빈 항아리를 들리고 항아리 안에는 횃불을 감추게 하여서 미디안 진영의 파수꾼들이 교대한 때에 갑자기 에워싸 나팔을 불며 손에 가졌던 항아리를 부수고 횃불을 흔들어 대자, 온 진영의 군사들은 뛰고 부르짖으며 서로 칼로 치기도 하고 도망하였고 끝까지 추격하여 전멸을 시켰던 것이다.

 

삼백 명을 세 대로 나누어 각 손에 나팔과 빈 항아리를 들리고 항아리 안에는 횃불을 감추게 하고”(7:16)

 

  하나님의 전술을 왜 중공군들이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때 참 아이러니(irony)하다. 동방의 예루살렘의 면모를 지키고 있는 내 조국에게 이양해 주시려 했던 전술인데, 하나님의 음성과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아니함으로 전술의 촛대가 그 곳으로 옮겨지지는 않았는가 하는 생각에 다다르자 한 여름인데도 소름이 돋는다.

 

  매미의인해전술아니매해전술이 있는 날 밤, 드디어 전쟁은 발발하고 말았다. 매미들의 울음소리에 섞여 여기저기서토닥토닥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부부 싸움하는 날카로운 소리도 아니고이 밤에 무슨 일인가하고 주방의 쪽문을 통해 관망을 했더니, 글쎄 경비아저씨들이 기다란 장대로 아파트 내에 있는 나무들을 토닥거리고 다니시는 것이 아닌가? 다름 아닌 우리 아파트 경내에 침입하여 자기의 영토라고 울어대는 매미 적들을 추방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도 열대야로 잠자리가 불편한데 매미까지 울어대서 곤혹스럽다고 처리해 달라는 민원이 경비아저씨들께 시달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 본다. 그래서 그 야밤에 경비아저씨들은 아파트 창가에 근접해서 울고 있는 나무들을 토닥거려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매미의 인해전술을 와해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11:9)

 

  매미의 울음소리는 수컷이 암컷을 찾는 구애의 소리이다. 즉 사람들에게는 소음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네들에게는 Miss.맴을 향한 사랑의 세레나데일 것이다. 매미의 발음기는 두 개의 발음근과 여기에 연결되어있는 진동막과 소리를 크게 하는 공명실과 음을 조절해주거나 리듬을 더해주는 복판으로 되어 있는데, 발음근이 늘어나거나 줄어듦에 따라서 진동막이 오그라들거나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를 반복함으로써 소리가 만들어지고 이 소리가 커져서 복판이나 배의 움직임으로 울음소리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매미 중 소리를 내는 매미는 크게참매미말매미두 종류로서 다수를 차지하는 우점종은 참매미로, 주로 나무의 낮은 부위에 붙어서~~~~매앰~~’이렇게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울고 있어 마치 구급차나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에 사람이 집중하는 것처럼 단조롭지 않은 음에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자꾸 신경을 써서 듣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매미는말매미이다. 온난화와 열대야 등 기후환경의 변화로 말매미가 급증해서 도심의 소음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도시 매미의 주종을 이루는 말매미는 몸집이 크고 소리도 크며 다른 종보다 번식력과 생존력이 강하다고 한다. 말매미의 울음소리는매에에에에에에~~~”하고 울리기 때문에 신경을 파고들며 점점 더 크게 느껴지다가 이윽고 짜증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동네 어귀의 높다란 팽나무 위에나, 과수원의 수목들에 붙어서 시골정취를 자아냈던 매미들의 도시 진입은, 매미 유충을 잡아먹는 천적들이 시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도심의 가로수와 아파트 단지 내 녹지 조성으로 나무뿌리에서 나오는 수액의 양이 증가해 매미 애벌레들의 생존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또한 밝은 야간 조명은 매미들로 하여금 밤을 낮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공헌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매미 부모들이 세상을 하직하면서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다 우리 선조들이 희생하여 여름 방학숙제곤충채집으로 상장 하나씩은 받게 한 분들이니 찾아가면 문전박대는 안 할 것이다라고 유언을 남겼을 런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골에서는 산야에 두루 퍼져서 울어 댐으로 소리가 분산되지만, 도심에서는 한정된 곳에서매해전술을 펼치기 때문에 더욱 소음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느 핸드폰 광고 카피의 흐름을 담아 매미와 인간의 대립을 표현하자면매미들은 이것을사랑의 세레나데라고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소음이라고 말합니다.”이제 사람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무작정소음이라고 밀어 붙이지만 말고 그네들의 항변도 좀 귀 기울여 보자.

 

  첫째로, 우리들의 울음소리가소음으로 인식되는 것은 우리 때문이 아니라 인간 탓이라는 것입니다. 여름의 대명사와 같이 여름철의 정겨움의 묘미를 자아냈던 매미 울음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로 인하여 야기된 지구 온난화와 과도한 도시화, 그로 말미암은 열섬현상, 열대야 등 인간의 욕심이 만든 자화상을 왜 매미들에게 화풀이 하느냔 주장이다. 만일 우리가 담합해서 다른 나라로 완전 이주를 해 버리면 한국 사람들의 여름은 밋밋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한다. 때 마침 전력수급경보의 4단계인경계가 발령되어 전국적으로 민방위 사이렌이 울림에 매미들은우리들의 경고 소리도 사람들은 귀 기울여야 할 것이야라고 입을 모은다.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3:11-12)

 

  둘째로, 우리도 마음껏 사랑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짧은 수명 때문에 덧없는 삶을 이야기 할 때매미팔자라고 하면서, 실상 자신들의 짧디 짧은 팔자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며 그 짧은 팔자마저도 속 편하게 살지 못하게 만드냐는 것이다. 사실 매미의 삶을 추적해보면 더 이상 극적일 수 없다. 매미의 알은 나무줄기 속 등에 있다가 이듬해 6~7월 부화되고 유충이 된다. 유충은 스스로 땅에 떨어져 흙 속으로 들어가 5~7년간, 4차례 변태를 거듭하며 굼벵이로 지낸다. 이 때 유충의 95% 이상이 땅으로 떨어지는 과정에 두더지 개미 등에게 먹히고 성충이 되어서도 절반 넘게 새, 거미 등에게 잡아먹힌다. 그나마 살아남은 성충 중 수컷은 암컷에게나 좀 눈여겨보고 사랑해 달라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이 이른바 매미 울음소리인 것이다.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며 구애한다고 모든 매미 성충이 Miss.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다. 성충이 짝을 만날 확률 또한 50% 미만이며 나머지는 암컷을 만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러므로 매미의 관점에서 울음은 기적 같은 삶을 완성하기 위한 절규인 셈이다. 그러나 여름의 끝자락이 밟힐 즈음 짝을 맛난 수컷이나 그토록 소원하던 짝을 만나지 못하여 홀아비 신세를 면치 못한 매미나 사랑의 흔적을 남긴 채 기진해서 땅으로 떨어져 최후를 맞는다. 어쩌면 가을을 알리는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는 그네들의 장송곡 일 런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매미들은사람들은 일생동안 마음대로 사랑하면서 우리의 짧은 여름 한 철의 사랑을 왜 이렇게 박대하는 것이요하면서 오늘도 그 놈 목소리 db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평온한 마음은 육신의 생명이나 시기는 뼈를 썩게 하느니라”(14:30)

 

  셋째로,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항변합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아버지의 와이셔츠 구입에는 또 다른 관심거리가 있었다. 와이셔츠를 담았던 종이상자는 분명 어느 여름 날 요긴하게 쓰일 날이 있겠기 때문이다. 여름 방학이 되면 으레곤충채집숙제가 있었고, 과수원이 있는 외갓집을 소유한 나는 매 해 곤충채집 과제물 분야의 상장을 받는 것은 떼 논 당상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매미와 장수하늘소를 담은 채집 상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한 몸 곤충 핀에 희생되어 그들의 앞날을 밝게 만들어 주었건만 이제 와서 먹고 살만하고, 아파트 한 채씩 갖게 되니까는 자신들을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너희를 권하노니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고후 6:1)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고함이라 하며 특별한 여름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여, 당신들은 우리처럼 밤새 목청 돋우어 하나님 앞에 엎드려 언제 한 번이라도 기도함으로 울어보았는지 말이요. 그리고매미인생이라고 비아냥거리지 마세요. 적어도 우리는 무미건조한 인생을 살지 아니하고 짧고 굵게 사는 곤충입니다라고 말이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22:44)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90:12)

 

  이제 한 철 생명, 한 철 사랑을 목청 돋우어 펼치고 맛보려던 매미들에게,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지막지하게소음꾼으로 낙인찍어 버리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푸른나무 공연장에 대나무를 들고 무작정 난입해서 토닥거려 공연을 망치게 만들었던 우리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안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암컷에게만 들려주려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아니라 우리 인간을 향한 노래로서의 사이클을 맞추고 귀를 기울여보자. 그 요란한 헤비메탈 속에 이런 가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인간들이여, 우리 매미들이 떠난 자리는 자연의 낯 설움의 자리가 될 것이고, 그 자리에는 황량과 삭막과 거칠음만이 전개될 것이요. 그대들의 귓가에 우리들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풀벌레 소리가 들리게 하시오. 자꾸 더 해진 실낙원을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그대들 에덴동산의 회복을 소망으로 노래하시오. 그대들 지금도 임마누엘 하시는 임과 함께 있음이 몹시 부럽소. 임과 함께 영생의 삶을 누리고 있는 그대들 생애도 많이 부럽소. ! 여름 한 철 만이라도 같이 할 내 님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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