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소녀가 하는 걸‘화장’이라 하고, 젊은 여성이 하는 건‘단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심해지면 아예‘분장’이 되어버리고, 거기서 지나치면‘환장’이 되고 만다. 어린자녀들은 엄마가 화장을 하고 있으면“엄마 어디가요?”라고 묻는다. 그도 그럴 것이 다는 안 그러시겠지만 집에서는 쌩얼을 하고 부스스한 라면머리를 하고 있다가 어디 좀 나서려면 그 제서야 거울 앞에 서니 그렇게 말할 수밖에요. 사실 화장을 예쁘게 하고 향기 좋은 향수의 향을 안겨주어야 할 사람은 가까이 있는 내 사랑하는 가족일 텐데 말이다.
이제 더 이상 예쁘고 멋져지기 위한 화장과 피부 관리는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들도 화장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피부 관리에 지극 정성을 쏟고 있다. 오래 전에 설교를 하면서 성도들께 넌 센스 퀴즈와 같은 질문을 했다.“사랑이신 하나님은 공평 하실까요 불공평하실까요?”가 질문의 요지다. 물론 뜻 모를 질문에 성도들은 눈만 껌벅껌벅하고 계셨다. 믿음의 확신 있는 대답은‘공평하신 분’이 맞다. 그러나 여기서 요구하는 대답은‘불공평하신 분’이시다. 나는 이 일에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설명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셨는데, 남자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도 봐줄 만하고 멋지기도 한데, 여성은 얼굴의 이마에도, 볼 살에도, 윗눈썹에도, 속눈썹에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술에 루즈(rouge) 를 바르고 몇 번‘뻑뻑’해줘야 만이 볼 만한 얼굴로 만들어지니 하나님은 남성과 여성을 불공평하게 만드셨다는 것이 틀림없다는 개인적인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날은 거울 앞에 서서 혼잣말로‘내 얼굴에 여성들처럼 제대로 화장을 하게 된다면 멋지다 못 해 정말 예쁠 것 같다’는 착각의 미소를 지으며 거울과의 대화를 나눈 적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억지주장이며 착각임을 충분히 알고는 있다.
“하나님이여 주의 보좌는 영원하며 주의 나라의 규는 공평한 규이니이다”(시 45:6)
여성들이 오랜만에 여고 동창생들을 만났을 때 그 날 대화의 Up 또는 Down은 첫 인사로 판가름 난다고 한다.“얘, 넌 어쩜 여고시절 그대로니. 피부가 소녀피부야. 남편이 잘 해주나 보다”하는 인사를 받으면 Up되는 것이고, 분수를 넘어 푼수 끼 있는 친구의 경우에 합당치 않는“얘, 너 어디 아프니? 왜 이렇게 늙어 보여. 남편 사업이 잘 안되나 보다”하는 인사를 받게 되면, 갖은 핑계를 다 대어 그 말을 희석시켜 다른 주제로 물꼬를 돌렸다 해도 뇌리 속게 콱 박혀버린 그 말 때문에 기분이 Down되어 자리를 지키게 될 뿐이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잠 25:11)
어려보이고 건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안티 에이징이 급부상하고 있다. 안티 에이징(anti-aging)은 노화를 늦추거나 완화하는 기술이나 상품을 의미한다. 요즘 방영되는 한 화장품 CF는‘예쁘다는 말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이 더 듣기 좋다’는 카피를 사용하기도 했고, 일기예보를 들을 때면‘자외선 지수’가 추가되어 예보되는 것도 볼 수 있다. 과거 연예인이나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안티 에이징이 이제 일반인에게까지 그것도 남성들에게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특히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중장년층이 안티 에이징의 중심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한다. 가족을 위해 몸 바쳤던 이들이 안정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이제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젊게 사는 데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름지고 쳐진 피부를 위해 어느 피부과에서는 안티 에이징(anti-aging) 프로그램으로 주름을 예방해주는 보톡스 4회, 피부 속에 수분을 채워주는 일명‘물광주사’4회, 피부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PHA필링 2회로 구성하여 내 놓았고 가격 또한 만만치가 않다. 그런가 하면 아이크림, 비타민 영양제, 자외선 차단제, 피부 보습 효과가 있다는 공기청정기와 다양한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한다.
가장 서민적이고 원시적인 안티 에이징은 일명‘오리 마스크’라고 생각한다. 햇볕 내지는 강한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한 일환으로 오리 입과 같이 볼록 튀어나온 요상한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정장 차림에 오리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거나, 실내 또는 심지어 야간에 천변을 거닐 때도 오리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달빛에도 그을리는지, 그렇다고 물어보고 싶어도 마스크 속에 숨겨진 얼굴이 무서운 사람일까 봐 선뜻 말문을 열지는 못한다.
사실 얼굴에 표면화된 모든 현상들은 외부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내적인 요인이 더 많다. 속사람의 자기 관리가 고스란히 얼굴과 피부에 노출되어 나온다는 것이다. 염려와 근심과 과중한 스트레스는 근심스런 얼굴과 칙칙한 피부로 연출되고, 감사와 기쁨과 긍정적인 마인드는 환한 얼굴과 맑고 밝은 피부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엎지르진 물을 주워 담는 것보다는 담아 있는 물을 지키는 것이 훨씬 손쉬울 것이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그러므로 겉 사람보다는 속사람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힘쓸 일이다. 육적인 일보다는 영적인 일에 더욱 깊이 마음 두어 관여할 일이다. 아무리 고급 화장품을 쓰고 다양한 안티 에이징을 한다고 해도 근원이 바로 고쳐지지 아니하면 녹슨 철판에 페인트를 덧칠하는 것밖에 되지 않겠는가. 여성들은 화장이 잘 되지 않을 때“화장이 먹히지 않는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장법도 항상 그대로이고 화장을 하는 자리도 그 곳인데 그 날 화장이 잘 먹히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간밤에 수심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거나, 걱정거리가 피부를 지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내부적인 요인이 작용되었다는 말이다.
하나님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한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하여 이제라도 안티 에이징 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며 경고하고 계신다.
“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계 3:18).
그리스도인의 영적인 안티 에이징의 종합상품으로‘성령 충만’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본다. 적어도 내가 사용한 상품 중에는 단시간 내에 효과를 보고 또한 지속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다른 상품을 일찍이 만나보지 못했다. 성령 충만은 영과 육을 권능 있는 건강함으로 이끌어 준다. 또한 언어와 행동과 표정에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인내와,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로 탱탱한 믿음의 피부를 연출시켜 준다.
얼굴에 염려의 검버섯이 새겨지고 있는 자여 성령 충만함을 받으라! 근심의 주름과 의심의 안개가 뿌옅케 드리운 자여 성령 충만함을 받으라! 감사의 밭에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자여 성령 충만함을 받으라! 사랑의 밭에 미움의 가라지가 서식하는 자여 성령 충만함을 받으라! 미소의 자리에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가 드리워지고 있는 자여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 지금은 성령으로 안티 에이징을 할 때다.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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