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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허니
임현희 2022-08-05 추천 14 댓글 0 조회 809

연인이나 부부가 꿀 떨어지는 듯한 사랑과 애정을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의 표현 속에 등장하는 말은허니’(honey)이다. 그래서 신랑 신부가 결혼식을 마치고 가는 신혼여행을 허니문(honeymoon)이라고도 표현하지 않는가. 꿀 떨어지는 사랑, 꿀 떨어지는 부부. 꿀 떨어지는 언어. 생각만 해도 바위 밑에서 생수가 송송 스며 나오는 것처럼 혀 밑에서도 스르륵 꿀이 스며 나오는 것 같다.

 

내 신부야 네 입술에서는 꿀 방울이 떨어지고 네 혀 밑에는 꿀과 젖이 있고 네 의복의 향기는 레바논의 향기 같구나”[아가 4:11]

 

  인간에게 식용과 약용으로 제공되는 벌꿀은 양봉가들의 채밀이라는 수고가 곁들여 졌지만 본질적인 꿀은 꿀벌들이 생산해 낸다. 밖에서 꽃을 찾아다니는 외역 봉()들은 일반적으로 3~4k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서꽃의 달콤한 즙넥타’(nectar)를 가지고 있는 꽃들에게 찾아간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꽃에는 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넥타가 있는 것이다. 외역 봉들은 하루에 100개 이상의 꽃을 찾아다니며 이 넥타를 빨대처럼 생긴 혀로 빨아서 자신의 위장에다가 저장을 시킨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에너지가 모자라다 싶으면 일부 넥타를 소화기관으로 이동시켜 새참처럼 먹기도 한다.

 

  꿀벌은 약 70mg 정도의 넥타를 위장에 저장하여 집으로 날아가면서 효소를 만들어내어 넥타의 수분을 일부 날려 보낸 상태로 하여 집에 가져와서는 벌통 안에서 일을 하는 내역 봉에게 토해 넘겨준다. 내역 봉은 건내 받은 넥타를 위장에서 효소를 첨가시켜 30분 이상 분해를 하면서 꿀을 만들고, 꿀이 완성되면 육각 벌집에 넣어 놓는다. 그리고는 열심히 날개짓을 해대어 그 열로 인해 꿀에 있던 수분이 사라지도록 하는데 꿀의 수분농도가 상하지 않는 상태인 17~20%로 낮추어 지면 아주 얇은 밀랍에 꿀을 넣어 그곳을 봉한다.

 

  꿀벌이 약 450g 정도의 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2백만 개의 꽃을 찾아다녀야 한다고 하며, 꿀벌 1마리가 평생 만드는 꿀의 양은 1/12티스푼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꿀벌들의 노력의 결실로 인간이 꿀을 먹을 수 있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숟가락으로 꿀을 덜어낸 다음에 혀를 날름거리며 숟가락에 묻은 꿀을 햝아 내는 것일까?

 

  외역을 마치고 돌아온 꿀벌은 넥타를 토해내기 전에 동료들 앞에서 춤을 추며 간증을 한다. 그런데 이 춤은 사실 소통의 수단이다. 외역 봉은 동료 벌들에게 넥타를 품은 꽃이 얼마나 멀리 있고 많이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날갯짓으로 알리는 것이다.

 

  신앙생활의 간증은 듣는 이로 하여금 도전과 확신을 주며 신앙의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자기 자랑이 아닌 하나님께서 하신 역사에 믿음을 가미시킨 노력의 결실임을 지혜롭게 강조하며 어느 누구라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동참하는 복음의 헌신자가 될 수 있음에 확신을 안겨 주어야 한다.

 

  기독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복음과 복음 전도자를 위협하는 악한 손길이 끊이지 않았고 잣나무를 옭아매어 고사시키는 칡넝쿨처럼 행세해왔다. 그 어떤 강압을 해도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매장하거나 함몰시킬 수는 없을 터이고, 대신에 사악한 사탄 마귀와 이단의 세력들은 복음의 외역, 내역 꿀벌들에게 손길을 돌리고 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라”[베드로전서 5:8-9]

 

  허니를 만들어내는 꿀벌들에게도 생명을 위협하는 천적과도 같은 존재들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큰 천적은 말벌로서 그중 장수말벌은 땅속에 큰 벌집을 짓고 집단생활을 하며, 육아를 위해 꿀벌을 잡아먹고 벌꿀, 나무 즙액, 과실 즙액 등을 먹고 살아간다. 장수말벌 여러 마리가 내습하는 집단 공격을 하면 꿀벌 봉군(蜂群)은 삽시간에 초토화되어 봉군이 망하기도 한다. 또한 등검은말벌은 공중에서 꿀벌을 납치해가기도 한다고 한다.

 

그 때에 너희는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에베소서 2:2]

 

  또 다른 꿀벌들의 천적은 유충, 성충 벌에 기생해 체액을 빨아먹음으로써 발육 저하, 체중 감소, 기형 벌 생성, 수명 감소를 초래하는 응애라고 하는 진드기이며, 생각지도 못한 심각한 천적이 또 있다. 바로 개미와 잠자리이다. 개미는 벌통 주변이나 벌통 안에 군체를 형성해 벌통 안을 헤집고 다니면서 꿀과 벌의 유충을 물어가는 악행을 행하고, 잠자리는 벌통 입구에 잠 자리를 설정해 놓고는 드나드는 꿀벌을 사냥하는데 조금의 반항도 하지 못할 정도의 힘과 강력한 앞다리와 어마 무시한 턱을 가지고 있어 한 번 걸리면 끝을 보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잠자리가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와 여왕벌을 교체하는 시기가 맞아떨어져 간혹 결혼비행을 나갔던 처녀 여왕벌이 잠자리에게 잡아먹혀 돌아오지 못함으로 봉군이 한순간에 몰락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상기후로 말미암아 삽시간에 수많은 꿀벌들이 집단으로 몰락하기도 한다.

 

  꿀벌보다 5~6배나 덩치가 큰 말벌이 꿀벌 집에 침입하게 되면 모든 꿀벌들이 말벌 주위를 삥 둘러 에워싼 후 열심히 날갯짓을 하여 온도를 높인다. 말벌이 고온에 약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45도까지 온도가 상승하면 말벌을 맥을 못추고 죽고 만다. 꿀벌들은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 죽을힘을 다해 날갯짓을 하는 과정에서 몇 마리는 말벌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순교하게 된다.

 

  포위망을 풀지 않고 목숨을 걸고 날갯짓을 하여 이윽고 말벌이 죽었음을 확인한 꿀벌들은 서로를 향해 또 다른 위로와 격려의 날갯짓을 하여 온도를 낮추어 준다. 온도가 48도에 이르게 되면 자신들도 죽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고린도후서 1:4]

 

  꿀벌들은 닭들과 확연히 다른 DNA를 가진 것 같다. 닭들은 천적인 수리부엉이의 공격에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동료 닭도 죽이고 자기도 죽는다. 그야말로너 죽고 나 죽자식으로 공멸(共滅)한다. 그래서닭대가리라고 말해왔던가. 그러나 꿀벌들은 자기 한 몸 희생을 각오한 결과 천적인 말벌을 죽이는데 성공한다. 그렇게나 죽고 우리 모두 살자는 식으로 생존해간다.

 

  닭들은 모든 것을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 사고한다. 이 제로섬 게임은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을 합하면 영(0)이 되는 게임을 의미하는 말로 승자가 득점하면 패자는 실점하게 되므로 게임 참여자가 모두 양보를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제로섬 게임과 달리, 승패의 합이 제로가 아닌 게임을논제로섬 게임’(Non-Zero Sum Game)이라고 하는데, 논제로섬 게임에서는 게임 참여자 간에 대립과 협력이 함께 나타날 수 있는데, 참여자들이 서로 협력할 경우에는 모두가 이익을 얻지만, 서로 대립할 경우에는 양쪽 모두 이익이 감소하게 되는 게임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24]

 

  꿀벌들은 논제로섬 게임을 즐기되 상호 협력으로 윈윈(win-win)하며 공생한다. 교회는 사도신경을 통해 고백하는 것처럼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가 있는 믿음의 공동체이며, 서로 돕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동체로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복된 장소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복음과 그 사랑으로 인하여 꿀이 뚝뚝 떨어지는 복음의 벌집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통해 허니 인생으로 이끌어주는 길라잡이이다.

 

  꿀벌 1마리가 평생 만드는 꿀의 양은 1/12티스푼 정도일 정도로 미흡해 보이지만 논제로섬 게임을 하며 부지런함과 열심과 성실을 쏟을 때 티스푼이 숟가락이 되고, 숟가락이 접시가 되며, 이윽고 항아리에 가득 담긴 허니가 되는 것이다.

 

  내 생애가 꿀 떨어지는 달콤 인생이 되도록 십자가 위에서 실핏줄 한 가닥까지도 남기지 아니하시고 다 터트려 아낌없이 보혈을 흘려주신 주님의 사랑을 잊지 말자. 서로를 향한 감사와 섬김과 신뢰로 평생 주님 안에서 연합되어 생명의 넥타를 십자가 위에서 꿀로 만들어 은혜로 먹여주신 송이꿀 보다도 더 단 꿀 복음을 온 세상 사람과 자연에게 되돌려주는 복음의 정복자가 되어 주 다스리심이 온 세상에 가득하게 만들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세기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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