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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와 닮다 그리고 답다
임현희 2022-03-16 추천 12 댓글 0 조회 960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은사람’‘친구’‘생각’‘’‘’‘공부’‘’‘남편’‘생활’‘사회등 이며, 의외로조사라는 단어를 발음하기가 제일 어려워한다고 한다. 더듬더듬 한글을 읽게 되었다지만 아직 의미 파악까지 되지는 않는 한 외국인은할머니 뼈다귀탕피순대를 읽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로부터 시작된 한글 표현과 읽고 쓰기를 육십 평생 사용해 나왔지만 아직도 발음과 띄어쓰기에 한글 주인의 나라 백성이라고 자부하기에는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낀다.

 

  한글은 조선전기 제4대 세종대왕이 1443년에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28자를 창제였고 3년 후 세종 28년에 반포하였다. 한글을 일컫는 이름은 여러 가지이나 세종이 한글을 만들 당시에는훈민정음이라 불렀는데, 이는백성을 기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세종은 일반 민중이 글자 없이 생활하면서 자신의 인간으로 서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음을 마음 아프게 여겼다. 그들 백성들은 관청에 호소하려 해도 호소할 길이 없었고, 억울한 재판을 받아도 바로잡아 주기를 요구할 도리가 없었으며, 편지를 쓰려고 해도 그 어려운 한문을 배울 수가 없었다. 또한, 농사일에 관한 간단한 기록도 할 방법이 없었다. 세종은 백성들의 이러한 딱한 사정을 매우 안타깝게 여겨 한글을 창제하게 되었던 것이다.

 

  현재의 한글은 네 글자가 소멸되어 24자가 쓰이고 있지만, 지구촌에는 세계지도 정보에 의하면 237개 국가가 존립하고 있으며 사용하는 언어는 7376개이다그 수많은 나라에서 국제연합(UN:United Nations)에 가입한 나라로 범위를 좁혀도 193개국에서 사용하는 문자 가운데 딱 한 문자만이 만든 사람과 반포일이 알려져 있다. 이 문자가 바로 자랑스런 우리의 글 한글이다.

 

  우리 민족의 고유 문자인 한글을 타민족에게 알리려는 시도도 끊임없이 재개되고 있다. 서울대 언어학과 이현복 교수는 태국과 미얀마 접경지의 고산지대에서 화전 생활을 하고 있는라후(Lahu)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있고, 성균관대 중문과 전광진 교수는 중국 시짱(西藏) 자치구 동남부 히말라야 기슭에 살고 있는로바(Lhoba, 珞巴)의 언어를 한글을 사용하여 적는 시스템을 고안하였고, 동티모르 딜리대학 인류학과 이은택 교수는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한글이 떼뚬의 문자표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하면서 동티모르의 대표적인 언어 떼뚬을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동티모르 정부에 추천했으며, 중국 흑룡강성 흑하 주변에 살고 있는 만주-퉁구스어족의 일파인오로첸족에게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할 수단으로서 한글을 보급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UN은 고유 문자가 없는 나라에 한글을 문자로 제공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 솔로몬제도의 과달카날주와 말라카이족이 한글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글 한글은 말소리 또는 말투의 차이가 주는 느낌과 맛이 구수한 된장 맛으로 때로는 매콤한 고추장 맛으로 다가선다. 그러나 때로는 비슷한 어감으로 인해 착각을 하거나 착오를 일으키기도 한다.

 

  타국민들에게는 소리만으로 그 말이 그 말인 것처럼 느껴지는 단어가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담다닮다이며 이와 관련하여 닮은 소리로답다가 있다.

 

  먼저, ‘담다는 무엇을 포함하거나 반영하다 또는 하나의 주제로 다룸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어떤 특정 분야에 속해서 일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 다음, ‘닮다는 서로 비슷한 생김새나 성질을 지녔다거나, 우연히 또는 자연적으로 본받아 비슷한 생김새와 성질을 지녔을 때 그리고 본보기로 삼아 그대로 좇아 행동할 때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또한 답다는 일부 명사나 명사구, 또는 어근의 뒤에 붙어 그것이 지니는 성질이나 특성이 있다의 뜻을 더하거나 일부 명사나 명사구 뒤에 붙어 그것의 긍정적인 속성을 충분히 지니다는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말이다.

 

  담다와 닮다 그리고 답다를 생각하다 보니 문득 성화의 과정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구원의 도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관계는 칭의(稱義)와 성화(聖化)이다. 이 두 가지 엄청난 사건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적이고 선하신 뜻과 경륜과 영원한 언약에 기초한 무한한 은혜에서 비롯된다. 이 크고 놀라운 은혜는 스스로 자신에게 부여하거나 능력으로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해지는 은혜의 사건이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로마서 3:24]

 

  칭의와 성화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발원된 은혜임에는 틀림이 없지마는 우리 안에서 발생 되는 영혼의 시점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칭의는 본질상 이미 영원 전부터 하나님의 선택받은 자들의 외부에서 발생하였지만 성화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적절한 때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자들 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칭의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 이름으로 인하여 죄인을 의롭고 거룩하다고 선포하는 것이지만, 성화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로부터 비롯된 열매로서 그 죄인을 의롭고 거룩함으로 이끌어 가는 영적 과정이다. 또한 칭의는 죄의 책임을 제거하고, 성화는 죄의 오염을 제거한다고 말할 수 있다. 칭의는 전능하신 하나님에 의해 완전하고 완결된 행위로서 본질적으로 한 번만 발생하는 영적 사건이라면 성화는 완료되지 않고 완성되지 않은 과정으로 끊임없이 발생하며 하나님의 자녀가 마지막 호흡을 마감할 때까지 진행형의 영적 사건인 것이다. 따라서 성화는 믿음으로 인해 의로워진 자가 의로운 행위로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칼빈은 성화를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사는 전 과정을 포함한 중생으로 이해했으며 그가 말하는 중생은 광의의 의미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죽고 사는 신자의 삶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바울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며 모든 점에서 자라 머리 되시는 그리스도에게 이르는 것”(4:15)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출생되는 동시에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상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성화의 지향점은 하나님의 완전한 형상이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따라 끊임없이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반복적인 과정이 성화이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에베소서 4:13]

 

  그리스도인이 완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진전되는 성화의 과정 속에는 첫 번째로,‘담다의 단계가 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그 말씀을 내 영혼과 인격에 담는 믿음의 과정이다. 두 번째로,‘닮다의 단계이다.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담았다면 이제는 온전한 연합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철저히 예수님이 내 안에, 내가 예수님 안에 거하여 하나 됨의 과정이다. 세 번째로,‘답다의 단계이다. 나의 인격과 언행이 빛과 소금으로 드러나며 하나님의 형상에 이 땅에 투영해 내는 거룩한 삶의 과정이다. 그리하여 나를 지으시고, 택하시고, 의롭게 하시고, 자녀 삼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드높이며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6]

 

  타국인은 여전히담다닮다그리고답다라는 발음을 모호하게 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자녀인 그리스도인의 삶은 오로지 구분되고 구별된 담다와 닮다와 답다의 삶으로 매 순간 진전 있는 성화의 대로를 걸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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